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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독교, 책을 말하다

고대교회교리사, 자로슬라브펠리칸

책 소개: 고대교회 교리사(The Emeregence of the Catholic Tradition 100-600) 

저자: 자로슬라브 펠리칸(Jaroslav Pelikan) 

성향: -

평점: 4/5 













고대교회 교리사 - 10점
자로슬라브 펠리칸/크리스챤다이제스트











"역사가의 가장 큰 의무는 역사를 서술하는 것, 다시 말해 인류의 운명을 지배해 온 커다란 사건들과 운동들을 일관성 있게 서술하고자 하는 것이다. 성급하게 이러한 시도에 매달리는 역사가라 할지라도 그의 야심 떄문에 그를 비난해서는 안 된다. 그의 능력 부족이나 어리석은 결론 때문에 아무리 그가 비난받아 마땅하다 할지라도 말이다." _ A History of the Crusades [New York, 1964-67], 1 : xi) 











필립 샤프(Philip Schaff, 1819-1893)의 8권으로 된 교회사 이후로 눈에 띄는 교회사 전문가는 많지 않다. 그러나 필립 샤프 이후로 단 하나 교회사에 관한 걸작을 꼽을 수 있다면 아마 그 책은 오늘 소개하는 자로슬라브 펠리칸(Jaroslav Pelikan, 1923–2006)의 이 책이 될 것이다. 이 책은 본래 총 5권으로 기획되고 구성되었으며, 그중에 제1권인 『고대교회 교리사』(The Emeregence of the Catholic Tradition 100-600)가 교회사에 관한 뛰어난 번역가 중 하나인 박종숙 씨에 의해 95년도에 번역된 것이다. 이 5권 시리즈의 총기획과 기획 의도, 그리고 서술 방법론을 이 책의 저자인 펠리칸으로부터 직접 들어보면 다음과 같다. 


"『카톨릭 전통의 출현』이라는 이 책의 출판과 더불어 기독교 교리사에 대한 나의 저술 작업은 시작된다. 나는 이 작업을 이후 10년에 걸쳐 다섯 권의 책으로 완성하고자 한다. 제1권에서는 서기 100년부터 600년 사이에 교회가 믿고, 가르치고, 고백했던 것의 발전을 서술하고자 한다. 제2권에서는 서기 600년부터 1700년 사이의 그리스, 시리아, 그리고 초기 러시아의 기독 교리사를 다루게 될 것이다. 제3권에서는 서기 600년부터 1300년 사이의 라틴 교회의 교리를 다루게 될 것이다. 제4권 역시 서방 교회에 국한되며, 마지막 제5권은 다시 동방과 서방의 교리적 발전을 다 함께 다루고자 계획하고 있다. 동방과 서방이 모두 다시 한 번 같은 상황에 처해있기 때문이다." (서문) 


"이 책은 희랍어, 시라어, 라틴어의 원어로 쓰인 일차 자료들의 연구에 근거해 있다. 이러한 자료들의 인용을 위해 나는 (각주가 아닌) 측면 난외주의 체계를 고안해 냈는데, 이것이 학자들의 관심이나 학생들의 필용에 부응하기를 바란다. ... 물론 나는 이러한 자료들의 번역본에도 조회했으며, 적합하다고 생각되는 형태대로 자유롭게 인용하거나 개역하기도 했다. 이 책은 또한 이차 자료들로부터도 많은 도움을 받았으며, 이들 중 소수는 참고 문헌이 게재되어 있다." (8) 


 "두 부류의 독자들의 필요에 부응하고자 한다: 한 부류는 그것이 기독교적이기 때문에 기독교 교리사에 관심을 가지고 있는 신학생들이나 교회사 전공 학생들이다; 또 한 부류는 그것이 중요하고 영향력 있는 이념들을 포함하고 있기 때문에 기독교 교리사에 관심을 갖고 있는 지성사(intellectual history)를 전공하는 학생들이다. 나는 사상사를 연구하는 학자이며 또한 동시에 교회사를 연구하는 학자이기도 하기 때문에, 이 두 그룹이 모두 이 책을 읽고 유익을 얻게 되기를 희망한다." (9) 


크리스천다이제스트에서 펠리칸의 교회사 5권 모두를 번역하기로 약속을 했다는데 번역가의 문제인지, 출판사 여건의 어려움 때문인지 추후의 작품은 안타깝게도 여전히 깜깜 무소식이다. 하지만 펠리칸의 말대로 이 책은 "각 책은 그 주제를 제싷마에 있어서 다른 책들에 의존하지 않는 독립적 성격을 갖고 있다"고 밝히는 만큼 우리가 펠리칸의 교회사 5권 중 첫 번째 권인 이 책에서 기대하는 바는 다음의 세 가지다. 




1) 일관성에 객관성까지 더한 교회사가로서의 본분을 잊지 않는 교회사가 본연의 자세. 

2) 필립 샤프의 책에서 부재한 교부전통과 동방전통에 대한 상세한 소개. 

3) 무분별한 2차 문헌의 인용이 아닌, 1차 문헌에 대한 저자 자신만의 세밀하고 탁월한 해석. 




그리고 펠리칸은 이 책에서 우리가 그에게 기대하는 바, 이 세 가지 모두를 충족시킨다. 현저하게 포괄적인 관심사 - 교의적, 신학적, 윤리적, 역사적, 실천적인 측면의 - 를 갖출 것을 요구받는 현대의 한 신학자에게 기독교 신학사와 그 신학사를 구성하고 있는 신학자들에 관한 역사적 맥락에 관한 글을 기대하는 것은 상당히 무리한 요구임에 분명하다. 펠리칸 역시 이러한 맥락에서 볼때 분명한 한계를 갖는 역사신학자 가운데 하나라는 점은 두말 할 것도 없다. 하지만 하나의 궤로 전체를 꿰뚫을 수 있는 능력은 분명 1류학자들만의 독점물일 것이다. 


마지막으로 이 책의 저자 펠리칸에 대하여 특별히 독자들에게 밝혀둘 사실이 있다면, 한 때 루터란 교회사가였던 그가 생의 후기에 정교회의 평신도로 개종한다는 것인데, 이 문제는 그가 동방교회의 전통성과 정통성에 각별한 애정을 갖고 있다는 데서 비롯된 일일 것이다. 그러므로 우리는 이 책 전반의 펠리칸의 논의를 기쁨으로 수용하되, 그의 해석에 '비판적 승계' 문제에 관심을 기울여야 한다. 현재 눈에 띄는 개신교 전통의 교회사가가 나타나지 상황에서 특별히 (개종 전의) 펠리칸을 넘어서서 성도들에게 '일관된 궤'를 제공해야 하는 문제는 우리에게 특별히 시급하다고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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