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천 중앙교회 "순례 위험했다면 정부가 규제했어야"] http://www.dailian.co.kr/news/view/422311
** 본 글은 <'이집트폭탄테러' 충북 진천중앙교회 성지순례사고 팩트 (20140218)>http://wordspirit.tistory.com/456 에 이은 충북 진천중앙교회 성지순례사고에 대한 글입니다.
1. '목사'라는 타이틀
언론 입장에서 목사라는 단어는 참 편한 단어다. 안 좋은 일이 있을 때는 사실 확인도 안 하고 단순히 '목사'라는 타이틀을 갖다 붙이면 장사가 잘 되기 때문이다. 여기까지는 좋다. 한때 잠시 신학교육을 받았던 이들과 3개월 단기 속성 코스를 밟은 이들과 정식 목회자들을 구분하는 안목을 제공하기는 커녕 더 혼란스럽게 만든 것이 기성 교단의 분열에서 비롯되기 때문이다. 그러나 언제까지고 우리는 언론에서 자신들의 이익을 위해 안 좋은 일에는 목사라는 타이틀을, 좋은 일에는 목사라는 타이틀에 신경도 안 쓰는 행태가 지속되도록 내버려둘 수는 없다.
온갖 욕설과 입에 담지 못할 말들이 오간 이번 사태의 본질은 이집트의 이슬람 과격파 지하조직이 자행한 폭탄테러로 일반관광객과 다름 없는 한국 성도 3명이 목숨을 잃었다는 것이다. 세간에 잘 알려져 있다시피 이번 진천중앙교회 폭탄테러 관광객들의 가이드 맡은 제진수 집사와 김진규 목사(침례)의 희생이 없었다면 수많은 사람이 다쳤을 것이다. 그러나 기독교 언론인 크리스천투데이와 CBS에서 뒤늣게 김진규씨가 목사라는 사실을 파악하고 보도했을 뿐 거의 일반 언론에서는 이번 사태의 피해를 최소화하는데 일조한 김진규 목사의 희생을 제대로 전하지 않았다.
2. 샘물교회의 제2판?
이번 진천중앙교회 사태를 올바로 보기 위해 우리는 먼저 2007년 사태인 샘물교회 사태로 돌아가 볼 필요가 있다. 샘물교회는 대한예수교장로회 고신 측에 소속된 교회로 해외 여러 지역에 선교사와 단기 선교팀을 활발히 파송하고 있었으며, 2007년 여행금지국가 가운데 하나인 아프가니스탄에 파송한 청년부 담당 목사 한 명(배형규 목사)과 신도 20명이 피랍되었다. 아프가니스탄 사태가 3년이 지난 2010년 이번 선교 사건의 사망자 유가족은 정부를 상대로 3억원의 소송을 냈다. 이 후 2011년 4월 25일 서울중앙지법 민사합의26부(정일연 부장판사)는 고(故) 샘물교회 신도 A씨의 유족이 국가를 상대로 낸 손해배상 청구 소송에서 원고 패소로 판결했으며 이러한 재판이 있었다는 사실은 그 자체로 국민의 공분을 샀다.
그러나 많은 이들이 이번 진천중앙교회 테러사건에 대해 오해하는 한 가지가 있다. 그것은 이번 사건이 샘물교회 사태와 다른 성질을 가지고 있다는 것이다. 첫째로, 이번 진천중앙교회 테러사건은 '선교' 목적이 아닌 '순례'가 그 제1의 목적이었다는 것이다. 사실상 이들에게서 '성지순례'라는 단어만 제하고 보면 이들은 일반관광객과 다름 없는 이들이다. 또한 둘째로 진천중앙교회 테러사건은 여행금지 국가인 아프가니스탄이 아닌 가급적 여행 삼가를 바라는 이집트에서 발생했다는 것이다. 우리는 여기에 여행자의 부주의를 무시하는 것이 아니다. 여기서 핵심은 정부가 샘물교회 사태와 달리 이번 진천중앙교회사태에서 더 많은 책임을 가지고 있다는 것이다.
위 링크의 데일리안에서 보도한대로 지난 18일 진천중앙교회의 부목사 최규섭은 "현지의 교민과 통화를 했는데 여행사 측에서 비행기 티켓을 예약을 하다보니 하루하루 (날짜가) 지체된다고 말했다"며 "만약 외교부에서 힘을 쓴다면 (항공기 예약이) 이렇게 지체될지 않을 것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또한 그는 "위험지역임을 알았다면 사랑하는 가족들과 함께 가지 않았을 것"이라면서 "많은 여행객이 들어가는 것으로 알고 있고, (위험지역이었다면) 아예 여행을 할 수 없도록 (정부가) 규정을 만들거나 법적 조치를 취했어야 했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데일리안의 보도대로 여기서 최 부목사는 신도들이 무리하게 성지순례를 강행해 피해를 자초했다는 지적에 대해서도 정부에 책임을 '떠넘긴' 것이 아니다. 정부는 자국민 '관광객'(이들을 관광객으로 봐야 하는 이유는 위에서미 설명했다)을 보호할 충분한 근거와 명분을 가지고 있었고, 국민여론을 의식해 자국민의 안전을 등한시한다는 것은 결국 장기적 안목에서 대한민국 정부의 행정에 대한 국민들의 불신을 더욱 강화시킬 것이다.
3. 교회의 공식 입장
교회에 대해 언론은 일반적으로 '터뜨리기'에 바쁠 뿐 교회의 공식적인 입장이라든지, 사태가 마무리되고 나서의 팩트를 살펴보지 않는다. 필자는 교회에 비판적인 입장을 취하는 이들이 충분히 교회의 입장이라든지, 전후 사건의 상황에 관심을 기울이며 교회에 비판을 하는지 근본적으로 회의적이다. 비판하는데만 힘을 낭비하지 말고 우리 사회의 어떤 사건, 어떤 사태, 어떤 인물이건 시간을 충분히 가지고 건설적인 비판 의식을 가지는 것이 2014년 이후 대한민국 사회를 더욱 건강하게 만들 것이다.
여기에는 진천중앙교회가 소속된 대한예수교장로회 통합측의 김동엽 총회장이 이집트 시나이 반도 테러 사건에 대한 긴급 성명서(2월 17일)를 소개해두고자 한다. 이는 사건의 전후 상황과 언론플레이로 인해 교회에 대한 광기에 가까운 비난이 지속되는 가운데 교회의 입장이 사실은 얼마나 명쾌하며 분명한지를 잘 보여줄 것이다. 본 성명서는 이번 테러 사건이 중동 분쟁에 따른 것으로 규정하고 정부와 국제사회엔 피해자들의 안전한 귀국과 유해 운구, 중동 분쟁의 평화적 해결을 위해 노력해 줄 것을 요구하고 있다. 언론 관계자들에게는 불필요하게 종교적 갈등으로 호도되거나 왜곡되지 않도록 유념할 것을, 네티즌들에게는 사실에 근거하지 않은 감정적인 댓글로 유가족과 피해자 들에게 상처를 주거나 사태를 폄훼하지 않을 것을 호소한다. 한국교회에는 해외 여행 안전에 관한 정부의 지침을 준수하기를 요청한다.
<성명서 전문>
이집트 시나이 반도 테러 사건에 대한 긴급 성명서
우리 대한예수교장로회 총회는 어제 2월 16일 오후 9시 20분경(한국 시각)에 이집트 시나이 반도의 시내 산과 세인트 캐서린 수도원에서 성지순례를 마친 뒤 타바에서 버스가 폭탄 테러를 당하여 한국인 3명을 포함한 5명이 사망하고 다수가 부상을 당했다는 안타까운 소식을 접하고, 이 같은 반생명적 현실에 경악을 금치 못한 채 평화의 하나님의 뜻을 묻고 있습니다.
우리는 먼저 한국인과 이집트인 희생자 유가족과 부상자들과 그들이 속한 신앙 공동체에 하나님의 위로와 치유의 능력이 함께하시기를 간절히 기원합니다. 우리 총회는 사망자 중의 1명과 대다수 부상자들이 본 교단 산하 진천중앙교회의 교인이기에 이들의 치유와 안전 귀국을 위해 전국 교회와 함께 간절히 기도하며 대책을 숙고하고 있습니다. 긴급하게 대책을 마련하기 위해서 노력하는 정부 당국과, 함께 염려하시는 국민 여러분께 송구한 마음으로 깊은 감사를 드립니다. 정부 관계자께서 이집트 당국으로 하여금 피해자들의 안전한 귀국과 유해의 운구를 위하여 필요한 조치를 신속하게 강구하도록 적극적으로 외교적인 노력을 기울여 주시기를 당부드립니다.
우리 총회는 이 테러 사건이 중동 지역의 '재스민 혁명' 이후에 갈등이 계속되는 이집트와 중동 지역의 사정에 따른 불행한 일이라고 이해하고 있습니다. 순수한 일반 관광객, 그것도 성지순례단을 대상으로 한 무장 테러는 반인륜적인 범죄 행위이기에 이를 강력하게 규탄하며, 이집트 정부와 국제사회는 사건의 원인과 배후자를 규명하기를 요청합니다. 차제에 진리와 평화를 추구하며 성지를 순례하는 무고한 생명이 테러로 인해서 희생되는 유감스러운 사태가 되풀이되지 않도록, 우리 정부와 국제 사회는 중동 분쟁의 평화적인 해결을 위하여 더욱 노력해 주시기 바랍니다. 더불어 언론의 관계자들께서 이 사태가 불필요하게 종교적 갈등으로 호도되거나 왜곡되지 않도록 유념해 주시기를 호소하며, 네티즌들께서는 사실에 근거하지 않은 감정적인 댓글로 유가족들과 피해자들에게 상처를 주거나 사태를 폄훼하는 일이 없기를 바랍니다.
우리 총회는 이번 사태를 접하면서 시나이 반도를 포함하여 성지를 여행 중이거나 여행을 계획하는 교우들께서 해외여행 안전에 관한 정부의 지침을 준수하기를 간곡하게 요청합니다. 평화 순례를 위한 순수한 성지 여행이라 할지라도 분명한 현실 인식을 가지고 반드시 정부의 권고를 따라서 안전하게 진행하심으로 불미스런 사태를 미연에 방지하기 위한 제반 노력을 기울이시기 바랍니다.
이번 사태를 계기로 이집트와 성지를 포함한 세계 여러 분쟁 지역에 평화가 임하시기를 기원하며, 우리 총회는 평화를 만드는 그리스도인의 사명을 다하기 위해 절망하지 않고 최선을 다할 것입니다. 다시 한 번 한국인과 이집트인 피해자들과 가족들과 진천중앙교회 가운데 주님의 위로와 평강이 함께하시기를 기원합니다.
2014년 2월 17일
대한예수교장로회 총회장
김동엽 목사
'newsletter > 교회와 언론' 카테고리의 다른 글
'이집트폭탄테러' 충북 진천중앙교회 성지순례사고 팩트 (20140218) (30) | 2014.02.18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