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제목: 신학연구개론 

저자: 게르하르트 에벨링 

성향: -

평점: -











신학연구개론 - 10점
게르하르트 에벨링/대한기독교서회










21세기 신학의 선구자 가운데 하나인 게르하르트 에벨링(Gerhard Ebeling, 1912-2001)의 고전이다. 에벨링은 한때 같은 진영에 몸을 담았던 칼 바르트(Karl Barth, 1886-1968)와 불트만(Rudolf Karl Bultmann, 1884-1976)의 가교를 놓는데, 바로 이 에벨링의 신학적 성취는 곧 '신학의 본질을 해석학'으로 보는 것이다. 신학을 논하기에 앞서 성서를 보는 관점에 있어서 유대-그리스도교적 전통이 해석 전통에 서 있다라는 것은 분명하다. (이는 1+1=2와 같은 식의 헬라[그리스] 전통과 상반된다) 성서의 곳곳에서 대중들은 예수 그리스도의 성서적 '해석'을 묻는다: "모세는 율법에 이러한 여자를 돌로 치라 명하였거니와 선생은 어떻게 말하겠나이까" (요한복음 8장 5절) 본질적으로 비유(parable)를 자신의 설교에 적극 사용했던 예수 그리스도의 말씀은 유대 전통의 해석 전통을 충실히 계승하고 있다. 사도행전에 따르면 무엇이라 명명하든 더 설득력 있는 말씀, 즉 더 강한 말씀이 더 약한 말씀을 집어삼킨다. "이와 같이 주의 말씀이 힘이 있어 흥왕하여 세력을 얻으니라" (사도행전 19:20) 해석은 곧 경합한다. 실제 고대 유대교의 텍스트 해석은 오늘날 일부 극단한 개신교 교파에서 볼 수 있는 '문자주의' 혹은 '강성-근본주의'적 관점을 전혀 찾아볼 수 없다. 그들은 언제나 '듣는' 말씀의 전통을 충실히 계승하는 가운데, 여기에 그치지 않고 그 시대에 맞는 말씀 해석을 새로이 발견했던 것이다. 그리고 에벨링에 있어 이러한 '해석'이라는 핵심-키워드가 신학으로까지 그 지평이 확대된다. 이를 예로 들어 보아 설명하자면 종교개혁과 종교개혁 직후의 개신교 정통주의에 관한 서술이 대표적이다. 에벨링은 개신교 정통주의를 그와 표면적으로 보기에는 상반되어 보이는 가톨릭의 후기 중세 스콜라주의와 묶어 비판한다. 그는 후기 중세 스콜라주의를 "교리의 과대 발전"이라 비판하며, 결국 후기 스콜라주의가 교리들을 '무시간적 진리로의 절대화'로 인도하는 자기 기만이라 명명하는 것이다. 그러므로 에벨링은 근본적으로 개신교에 뿌리를 박은 신학자인데 - 최근 많은 개신교 신학자들은 개신교적 색깔을 드러내지 않거나 드러내지 못하고 있다. 아마 대부분이 후자일 것이다 - 에벨링에게 있어 종교개혁은 신학을 위한 성경적이고 주석적 규범일 뿐만 아니라 새로운 종류의 교리를 향한 충동으로 이끌었으며 이렇게 해서 종교개혁자들의 노력들은 근본적으로 정당한 것이다. 실제로 에벨링은 루터의 신학이 과거와 근본적으로 다른 혁명을 일으켰다고 주장한다. 이는 대부분의 현대 가톨릭 신학자들과 많은 개신교 신학자들의 입장과 상반되는 것이다. 이들은 루터 신학의 가치를 현저히 격하시킨다. 루터는 아래로부터 쌓아올린 모든 신학적 잔재를 없애고, 위로부터의 신학을 최초로 '강력하게' 주장했다. (여기서 중요한 것은 강조점이다.) 그래서 에벨링은 루터 신학에 대한 깊은 이해를 보여준다. 그는 심지어 개신교정통주의를 종교개혁의 대립항으로 돌려세우는 과감함을 보인다. 이는 에벨링 신학의 핵심인 '신학의 본질은 해석학'이라는 대명제와 맞아떨어진다. 에벨링은 한 신학 체계의 절대화를 신중하게 피해나가며, 하나님께 중심을 맞추는 신중한 학자다. 최근 신학계는 에벨링의 예측대로 - 일부 극단한 보수주의 교파가 아직도 붙들고 있지만 언제 그들의 숨통을 조여올 지 모르는 - 개신교 정통주의 신학의 한계를 뼈저리게 실감 중이며, 이들의 쇠퇴에 대해 슬퍼할 겨를도 없이 자신들을 뒷받침해줄 새로운 신학적 지지대를 탐색하고 있는 가운데 있다. 그리고 - 에벨링의 견해가 차츰 신학계 전체의 여론을 압도해가는 가운데 - 이들이 과연 새로운 대안을 찾을 수 있을 것인가 하는 데에 필자는 회의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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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albatros 2016.07.06 16:35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올려주시는 글을 잘 읽고 있습니다. 이 게시물에서도 말씀하신 바 신학이 해석학에 의해 결정되는 것 같아 해석학에 대해 관심이 갑니다. 리쾨르는 포스트모던마저 비판적으로 포괄하는 개론서를 쓰지 않은 것 같고, 벤후저의 "이 텍스트에는 의미가 있는가?"는 절판되었더군요. 그나마 톰 라이트의 "신약성서와 하나님의 백성"을 읽고 있지만 해석학 자체를 주로 다루는 것 같지는 않습니다. 제가 철학 혹은 신학 전공이 아니라 소양이 부족해 갈피를 못 잡고 있습니다. 실례가 아니라면 해석학에 대한 최신 도서를 추천해 주시기를 부탁드립니다.

    • administrator. 2016.07.13 07:25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윤철호 교수님의 <신뢰와 의혹>이라는 책을 보시면 좋을 것 같습니다. 두께가 두께이니만큼 최근의 해석학적 흐름을 나름의 신학적 줄기를 가지고 줄기차게 다루고 있습니다. 다른 대안적인 책이 없어 보이기에 (사실 가장 중요한 부분일 수 있지만 저자 개인의 평가와 제언 부분은 넘겨도 좋을 것 같고) 전체적인 줄기만을 본다면 충분히 참고하셔도 좋을 책입니다.

    • haecceitas 2016.07.21 07:06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새물결플러스에서 역간된 앤서니 티슬턴의 <성경해석학 개론>을 참고하시면 좋을 듯 하네요. 신학적 해석학과 철학적 해석학의 관계를 폭넓게 다루고 있어서 입문서로 적당할 듯 합니다. 신학적 해석학에 대해 더 관심을 가지신다면 베르너 진론드의 <신학적 해석학>을, 일반 해석학 전통에 대해 알고 싶으시다면 리처드 팔머의 <해석학이란 무엇인가>도 추천드립니다.

    • albatros 2016.08.02 00:27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관리자님, harcceitas님 친절한 답변 감사합니다. 윤철호 교수님은 리쾨르의 '해석학과 인문사회과학'을 번역하셨고, 티슬턴은 해석학에 생소한 제게도 익숙한 이름이네요. 신뢰와 의혹, 성경 해석학 개론 모두 살펴보겠습니다.